갈팡질팡 하던 기온이 어느덧 여름을 느끼게 하는 계절로 변했습니다! 시원한 얼음잔에 음료를 따라 마시고 싶은 그런 날! 우연치 않게 시원한 바람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처럼 이웃집 활동가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로든 님의 더위를 잠시 날릴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될테니,
5월의 이웃집 활동가 확인하시고 우리 같이 남은 하루도 힘내 보아요!
[ 어떤 우연]
채 소
여러분들에겐 기억에 남는 우연의 순간들이 있나요?
저와 반성매매의 인연은 한 장의 포스터에서 시작되었는데요, 돌아보면 저에게 많은 것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삶은 무수한 우연의 조각들이 엮이며 만들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계획은 없다. 심장이 시키는 대로 살기]
불법촬영 이슈, 버닝썬 사건들로 일상에 숨처럼 존재하는 여성 폭력을 인식하면서 마음속에서 분노의 싹이 자라나고 있던 때였습니다. 새롭게 바라볼수록 불평등한 사회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성차별적인 사회에 대항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었고, 대외활동 사이트에 들어가 무작정 여성인권과 관련한 활동들을 찾아 참여했던 것이 시민활동가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시민활동단 <왓칭유>는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맞아요. 사실 저는 다시함께 활동가가 되기 전 왓칭유의 시민활동가로 다시함께상담센터를 만났습니다. 우연히 모집 포스터 보고 신청했던 것이 이렇게 질긴 인연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수상하게 자꾸만 나타나는 시민활동가]
지나가는 길마다 빽빽한 성매매 업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촘촘하게 얽혀있는 착취 사슬. 왓칭유의 기억은 이런 단편적인 장면으로 남아있지만 그때 느꼈던 충격과 씁쓸함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그 전까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성매매 문제가 사실은 너무나 만연해서, 또 어쩌면 익숙해서 보이지 않았을 뿐 사회에 깊게 뿌리내려있다는 것을 왓칭유에 참여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를 계기로 성매매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남는 것은 시간과 심장뿐이었던 저는 자주 ‘또 오셨네요?’라는 말을 들으며 센터에서 진행하는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단골 시민활동가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여름, 왓칭유의 계절]
지금은 공교롭게도 시민활동단 <왓칭유>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년 여름이 오면 새로운 왓칭유와 만날 준비로 분주해집니다. 몇 번을 하더라도 첫 만남은 매번 설레고 마지막은 아쉽습니다. 어색한 자기소개를 지나 교육을 듣고 현장조사를 가고 캠페인을 만들면서 함께 활동을 하다보면 어느덧 여름은 저물어가고 아쉬운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간들이 쌓여갈수록 왓칭유를 ‘왓칭유’답게 하는 것은 시민활동가분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함께 하는 활동들이 늘어날수록 성매매와 관련한 각자의 일상 이야기, 직접 발견하고 신고했던 성매매 업소들, 사회에 대한 분노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 이전과는 달라진 시선 등등 수많은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채워지고, 쌓여가는 연대 안에서 왓칭유는 여름의 색처럼 다채로워집니다. 이 순간들에 함께하고 있으면 새삼 왓칭유 담당자라는 사실이 행복해지고, 앞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에너지를 충전하게 됩니다.
변하지 않는 답답한 사회와, 반대로 너무 빠르게 변하고 교묘해지는 성매매 산업을 직시하는 것이 지칠 때가 많습니다. 아주 가끔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활동가를 한다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활동가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활동하며 힘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혹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게 왓칭유라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