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활동가는홀수달 마지막 주에 한 번씩 찾아와 다시함께상담센터 활동가의 삶과 활동 이야기,
활동 중 겪은 인상적인 경험, 그리고 활동가들은 일상 속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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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이번 ‘이웃집활동가’에서는 거리에서 품은 질문을 따라
상담 현장에 이르게 된 한 활동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반성매매 활동을 처음부터 꿈꿨던 것은 아니지만, 질문을 놓지 않았던 그가
지난 1년 동안 현장에서 마주한 고민과 배움, 그리고 한 사람의 곁에 머무는 일의 의미를 전합니다.
세상을 모두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가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하는 변화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이 세상을 다 바꾸진 못하더라도
아리
[비 오는 날에도 젖지 않도록, 마음까지 담아 건네준 선물]
1. 질문에서 시작된 길
저는 반성매매 활동을 처음부터 꿈꿨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동과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며, 언젠가는 여성을 지원하는 기관에서도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들과 번화가를 걷다 보면 성매매 업소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하곤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거리일지 모르지만, 저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왜 이렇게 많을까.', '왜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은 늘 답답했습니다.
관련 기사나 SNS에서는 "쉽게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 "자기가 선택한 일인데 왜 도와줘야 하느냐."와 같은 댓글도 자주 보았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른 채 쉽게 단정하고 비난하는 시선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왜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은 어느새 '그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우리는 왜 이렇게 쉽게 타인을 판단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여러 질문을 품은 채 다시함께상담센터 상담팀 활동가가 되었습니다.
2. 현장에서 마주한 무게
하지만 현장은 제가 품고 있던 질문보다 훨씬 가까웠고, 훨씬 무거웠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며 가장 걱정했던 것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쉽게 공감하는 제 성격이었습니다. 내담자의 아픔을 그대로 안고 오지 않을까 두려웠고, 입사 초기에는 '이렇게 어린 나이에도?', '이런 방식으로도 성착취가 이루어진다고?' 놀라는 날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한 신규 상담을 진행했지만 지원 기준상 실지원을 연결해 드릴 수 없었던 날이었습니다. 퇴근길 하늘은 유난히 맑고 예뻤지만, 제 머릿속에는 그 내담자분만 떠올랐습니다. '그분은 지금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하늘은 참 속도 모르고 예쁘구나.' 한동안 내담자의 울먹이는 목소리와 피해 사진이 일상에서도 떠올랐습니다. 도와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습니다.
3.질문하는 법을 배운 시간
지난 1년은 정답을 찾는 시간보다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상담팀에서 내담자를 만나고 지원하며, 상담은 기술보다 누군가에게 닿는 첫 문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예전에는 지원이 어렵다는 안내에서 멈췄다면, 이제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어떤 기관을 연결하면 도움이 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도, 혼자 남겨두지 않는 방법을 함께 찾는 것 또한 활동가의 역할이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을 다 바꾸지는 못할지도 모릅니다. 모든 사람을 지원할 수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을 전하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딜 용기를 함께 만들 수 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한 사람의 곁에 머무는 마음만은 잊지 않는 활동가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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